한국으로 연수 온 사우디 의료진과 함께 난민의 건강을 살피다. 국내 첫 난민 대상 광주 의료봉사활동

 

지금 이 순간도 내전 중인 시리아와 주변국가.
아무 죄 없는 민간인은 영문도 모른 채 동네가 송두리째 타오르는 것을 보고 피격 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화된 내전에 견디지 못한 시민들이 목숨을 걸고 타국으로 이주를 시도합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난민 문제는 세계의 관심사였습니다.
난민수용에 대한 각국의 찬반 의견은 팽팽했고, 난민 인권 운동은 이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유엔 설립 후 최초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60여 년 전 ‘한국의 난민’이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도울 차례입니다.

 

 

3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곳은 바로 광주광역시 하남중앙초등학교.

우리는 이곳에 임시진료소를 설치했습니다. 의료지원으로부터 소외된 시리아, 아프리카, 방글라데시 등 국적의 국내 거주 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과 건강실태조사를 시행하기 위해서입니다.

 

 

내과, 정형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7개 진료과가 개설되었습니다.

 

 

진료에 앞서 광주에서의 의료봉사를 함께 준비한 난민지원 NGO ‘아시아 평화를 위한 이주((Migration to Asia Peace·MAP)‘는 난민 건강 실태 및 수요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본국에서의 폭력, 내전 등의 경험과 한국에서의 절대적 빈곤, 차별 등을 경험하며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난민들에게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사전 평가를 한 후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로 연계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난민을 도와야 할까요?

 

“주변에 도와야 할 사람들이 있는데 도움이 필요한 그 안에 ‘난민’도 있어요.” 배우 정우성은 한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답하기도 하였는데요. 2017년의 우리나라는 식량 부족이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현저하게 줄었지만, 사실 60여년 전의 한국인은 유엔 설립 후 최초로 도움 받은 난민이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그들의 모습은 과거 우리와 다르지 않죠.

 

지금 당장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이번에는 우리가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할 차례라고 생각하였고 삼성서울병원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의료지원으로서 돕고자 한 것입니다.

 

그렇게 삼성서울병원 사회공헌팀은 올해 3월  국내 난민지원 단체들이 모이는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하고 의료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언어, 문화의 차이로 파트타임, 일용직으로 일하는 등 직장건강보험의 혜택을 받는 경우는 전무하고 건강권을 보장받기 힘든 난민의 현실을 반영하여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봉사자를 모집하는 등 약 두 달이라는 빠듯한 시간 동안 체계적으로 준비했습니다.

 

 

 

“난민의 경우, 현재 본인의 건강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이 안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의료봉사와는 다른 ‘난민’ 만의 독창적인 시스템을 구성해야 했습니다. 건강검진처럼 기본적인 혈액, X-ray검사를 진행한 후 진료과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한국에 와서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것조차 어려움이 클 난민들께 초기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고 추후 지역 병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진료 기록을 드릴 것이고요. 다양한 언어와 문화권의 난민 환자분들을 접하게 될 텐데 우리 의료진이 열심히 진료해서 힘겨웠을 마음에 위로가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윤희 교수

 

오늘의 의료봉사는 난민지원 NGO뿐 아니라 광주시청, 광주 출입국 관리사무소의 협조, 지역주민과 대학생 통역 봉사자, 지역 병원의 적극적 도움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난민의 건강권’이라는 공통된 목표 하에 우리는 협업했습니다.

 

 

“국내 처음으로 진행하게 된 이번 난민을 위한 의료봉사는 이전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특히 내전으로 인한 정신적 트라우마가 상상 이상일 것이라 판단하여,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께 자문을 얻어 정신과적 문진 데이터 구축을 위한 선작업을 하였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도 두 분의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이 파견 나와 주셨기에 오늘 기초적인 데이터를 내면 지역 병원과 협업하여 꾸준하게 도움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삼성서울병원 사회공헌팀 임영주 파트장-

 

 

 

 

 

국내 난민 신청자 수 약 2만 명

그 중 난민으로 인정된 3%

우리 의료진은 난민’이 아닌, 

단지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환자를 돌볼 뿐입니다.

 

 

진료 시작 시간이 되자 의료봉사 소식을 듣고 진료를 받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로 북적 였습니다. 통역의 도움을 받아 순서대로 예진이 진행되었고 건물 밖에 마련된 의료봉사 전용버스와 진단검사의학과 검사실, 초음파 검사실에서는 X-ray, 심장초음파, 복부초음파, 유방초음파, 갑상선초음파, 골밀도초음파, 심전도, 폐기능검사, 정밀혈액검사 등 중형 병원급의 다양한 검사가 이루어졌습니다.

 

 

“평소 봉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기도 하고요. 원래는 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였는데 지금 행정직에 있다 보니 환자와 만나는 시간이 그리워서 봉사 지원을 하였습니다. 난민과 관련된 이야기는 뉴스에서만 봐왔었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에 그리고 특히 전라도 광주에 이렇게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오늘 저는 예진을 맡았는데요. 과거 병력과 혈압, 맥박, 체온 등을 측정하고 과로 안내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 한 분까지 열심히 응대하겠습니다.”

-삼성서울병원 QPS파트 조성은 책임-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많이 보긴 했지만,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분들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기쁩니다. ‘트라우마’는 죽음이나 생명의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사건을 경험했을 때 충격과 함께 감정적으로 동요가 일어나는 것으로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증상이 6개월 혹은 1년 이상 지났는데도, 심한 불안감이나 신체적 증상이 (잠을 못 자고 우울하고) 지속되면 병으로 진단을 합니다. 난민들은 실제로 전쟁도 많이 경험하고 눈앞에서 죽음도 목격했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치료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오늘 오신 환자 분들도 ‘잠을 못 자니 수면제를 처방해달라’ 정도지 이것을 지속적으로 어떻게 관리를 해야하는 지, 문제가 원인이나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없으신 상태여서 그런 쪽에 맞춰서 진료하였습니다. 한국에 오시기는 하였지만 본인들이 겪었던 힘든 상황에 대해 공유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대상조차 없으신 것 같아요. 상담 만으로도 감정적으로 해소가 많이 될 것이라 판단됩니다. 우리도 오늘을 시작으로 난민 정신건강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지현 전공의 4년차-

 

 

 

“병원에서 하는 봉사에는 처음 참석을 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환자에 놀랐습니다. 난민 환자분들을 직접 뵈면서 도움을 드리니 보람도 크게 느꼈고 생각보다 아직도 의료의 혜택이 또 의사의 손이 닿지 못하는 곳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3년차 유시경 전공의-

 

 

 

국내 처음으로 시도된

‘난민’ 의료봉사.

그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게

도움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생업을 마무리 짓고 급하게 달려온 마지막 환자까지 오늘 우리는 총 77명의 난민 건강을 돌봤습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 중인 사우디 수련의 2명도 함께 참석해 더욱 의미가 깊었습니다. 낯선 땅 한국에서 의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 같은 아랍계의 환자를 돌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우리는 크지만 작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전하고 협업해야 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삼성서울병원은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임시로 만든 진료소가 이렇게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것도 처음 경험하고 감동했습니다. 사우디에서 수련 온 의사로서 한국 환자를 진료하고 배우는 경험뿐 아니라 우리 현지 사람들(특히 아랍의 시리아 사람들)을 한국의 땅에서 진료하게 되어 정말 기쁘고 감격스럽습니다. 아랍에는 22개 나라가 있고 같은 종교권 지역입니다. 돕는 것이 당연하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한국은 같은 언어도, 같은 민족도 아니며, 같은 종교도 아니지만 이렇게 큰 도움을 주니 너무 감사 드립니다.”

– 삼성서울병원 수련의 핫선 압둘라 알쿰버(폐식도외과/사우디)-

 

그의 말처럼 언어의 장벽도 있고 문화도 다르지만 공감하고 위로하였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 진료했고 난민들은 우리의 도움을 기쁘게 받아주었습니다.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시리아의 압둘라 하미드 씨는 가족들을 먼저 보내고 끝까지 남아 통역을 돕기도 하였습니다.

 

 

국내 첫 난민 의료봉사가 진행되었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료봉사가 있다는 정보 자체를 아직 통보받지 못하거나 두려움 때문에 쉽게 나오지 못하는 난민들까지.
삼성서울병원은 더 많은 난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시도에서 만족하지 않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끝없이 강구할 것입니다.

 

난민들은 단순히 더 나은 생활이나 일자리를 위해 한국에 온 것이 아닙니다. 본인과 가족의 생명이 시시때때로 위협당하고 삶의 터전을 빼앗겼기에 살기 위해 잠시 온 이웃이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아마 그들도 모국이 평화를 찾는다면 하루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겠지요.

 

 

앞으로도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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