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수술의 스페셜리스트/소화기외과 안지영 교수

2015 12월에 발표된 암등록 통계를 보면,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위암은 여전히 발병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2009~2013년에 발생한 위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 약 10년 전보다 30%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발병률이 낮은 서구에 비해 우리나라의 치료 수준이 세계 최고이기도 하지만, 건강검진의 활성화 덕분에 조기 위암의 비중이 높아진 것도 요인이다. 소화기외과 안지영 교수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존의 표준 위암 수술은 위를 전부 절제하거나 2/3 절제하는 두 가지
최소침습 수술도 배의 절개 부위만 작을 뿐 위의 절제 범위는 같아

안지영 교수는 2015 9월에 삼성서울병원으로 자리를 옮겨왔다. 이미 세브란스병원에서도 섬세함과 꼼꼼함이 요구하는 복강경·로봇 수술에서 명성이 높았다. 대한위암학회 학술위원과 연구위원 간사, 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학술위원과 기획위원 등 주요 학회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는 위암 수술의 전문가인 것이다.
 
“전통적인 위암 수술은 위를 아래쪽으로 2/3쯤 절제하는 아전(亞全)절제술과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술 등 절제 부위와 범위를 기준으로 해서 둘로 나뉩니다.
 
수술 방식을 보자면, 옛날에는 같은 위암 수술이라도 배를 가르는 개복 수술을 많이 했지만, 요즘은 배에 작은 구멍만 뚫는 최소침습수술, 즉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이 트렌드라고 한다.

“제가 젊다 보니까 새로운 수술 기법이나 기구를 접할 기회도 많고 쉽게 배울 수 있었어요. 그래서 복강경 수술과 로봇 수술 위주로 많이 하고 있죠. 진행성 위암은 개복 수술을 하지만, 초기에 약간 진행된 1~2기는 거의 대부분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로 합니다. 최소한의 절개로 수술을 하면 환자의 통증도 덜하고 회복도 빠릅니다. 그만큼 수술 후 스트레스도 덜하고 일상생활 복귀도 빠르겠지요. 개복을 하면 출혈과 통증, 복강내 유착 등의 문제가 있어요. 당연히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이 유리하겠죠. 하지만 이것들 역시 절개 범위와 접근 방식만 다를 뿐 기존 위암 수술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겁니다.”

최소침습수술이라고 해서 위를 조금만 자르라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몸 안에서 위가 절제되는 범위는 개복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이나 모두 같다고 한다. 둘의 차이는 몸 바깥에서 배를 절개하는 범위다. 그렇다면 조기 위암을 최소침습적으로 수술한다고 해도 위 전체를 절제하거나 2/3를 잘라내야 한다는 말인가?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나 많이 잘라내야 하나? 위라면 중요 장기인데 전부 절제해도 과연 괜찮은 것인가?

“위가 없어도 살 수 있어요. 사람 몸이 적응하거든요. 물론 수술 전처럼은 안 되겠죠. 무엇보다 영양 흡수가 어려워져요. 기본적으로 먹는 양이 줄어드는 데다 소화력이 떨어져서 복통과 설사가 생길 수 있습니다. 빈혈이 생기고 비타민도 부족해지고요.”

하지만 살 수 있다는 것과 잘 산다는 것은 분명 다른 차원이다. 안지영 교수가 고민과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대목도 바로 거기다.
 

최근 위암의 60%는 초기에 발견,
삶의 질을 높이는 위 기능 보존수술 방법에 주목하다.

“기존 수술은 쉽게 말하면 위를 다 자르느냐, 반만 자르느냐, 둘 중 하나였어요. 반면 제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 하는 분야는 위를 보존하는 수술, 위의 볼륨과 기능을 가능한 보존하는 수술입니다. 기존 수술과 달리 위의 절제 범위를 줄이거나 일부만 도려내는 거죠. 또한 장의 운동이나 영양 흡수 등을 조절하는 신경을 살리면서 수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어떻게 하면 위를 덜 잘라서 많이 남길까, 어떻게 위 기능을 보존해서 수술 후에도 환자가 잘 먹고 잘살 수 있을까 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은 위암이 조기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평균 수명도 길어서 수술 후에 살아갈 날이 아주 길잖아요. 체중 감소가 덜하고 영양 흡수가 잘돼서 수술 환자가 좀 더 편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해요.
 
안지영 교수는 환자의 행복과 삶의 질을 위해서 수술과 내시경 시술의 중간 단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환자로서는 절제 범위를 볼 때 내시경 시술이 매력적이겠지만, 당연하게도 적응증이 아주 제한적이다. 위암이 아주 초기라서 점막에만 국한됐고, 종양의 크기가 2cm미만이고 궤양이 동반되지 않으며 성질이 순한 경우 등에만 시행한다. 이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대부분 수술이 주된 치료다. 문제는 기존 방식처럼 언제나 그렇게 많이 잘라야 하는가이다.
 
“점막절제술이나 점막박리술 같은 내시경 시술은 위 안에 암이 있으면 안쪽으로 도려내는 것이에요. 이를테면 숟가락으로 폭 퍼내듯이 조금만 도려내는 거죠. 수술은 위 바깥쪽에서 잘라내는 것이에요. 둘의 중간에 해당하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조금 적게 잘라내고, 자를 때도 주변 신경을 보존하는 수술 말이죠. 가령, 위 상부에 암이 있으면 위 전체를 다 자르거든요. 아래쪽은 깨끗한데 아깝잖아요. 위 상부만 자르고 아래는 보존하는 수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죠. 기존 수술은 아예 다 자르거나, 조금만 남기거나, 둘 뿐이에요. 진행성 위암은 치료가 우선이라고 쳐도, 초기 위암은 위를 어느 정도 보존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어요.
암 치료는 확실하게 하고 재발률도 높이지 않으면서 위나 위 기능을 보존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는 거죠.
 
사실 기존 수술이 위를 많이 절제하는 이유는 안전거리와 림프절 절제 때문이다. 위를 많이 남기고 싶다고 병변 근처에서 절제하거나 위 주변 림프절 절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재발의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대개 위아래로 2-4cm의 여유를 두고 절제한다. 따라서 암이 중부나 하부에 있으면 위의 2/3를 절제하고, 상부에 있으면 위쪽으로 여유가 없으니까 위 전체를 잘라내는 식이다. 아무리 치료와 재발 방지가 우선이라지만, 위를 그렇게 많이 절제해야 한다는 통고는 환자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존 연구 데이터를 보면, 위를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장기를 많이 절제하면 합병증과 사망률만 올라가고 암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 많아요.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거죠. 위나 기능을 살리는 수술 쪽으로 발전하고 있어요. 게다가 조기 위암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건강검진의 내시경 검사를 많이 하니까 60% 정도는 초기에 발견돼요. 어떻게 위를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늘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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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침습 수술의 적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위를 얼마나 절제하느냐에 못지 않게 복벽을 얼마나 절개
하여 수술이 가능하냐도 여전히 중요하다.
 
“옛날에는 초기 위암만 많이 했는데 요즘은 기술이 발달하다 보니까 좀 진행된 경우도 복강경으로 해요. 2기까지는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로 하고 있어요. 병기가 좀 더 올라가도 기술적으로 못할 것은 없어요. 모니터로 확대 영상을 보면서 수술하니까 시야 확보에서 오히려 유리해요. 다만 복강경 수술 기구가 직선형인 탓에 꺾는 관절 운동이 제한되고, 기구를 계속 들고 있으면 아무래도 피로감이 있겠죠.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로봇 수술이에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기존의 수술 기구들, 기존의 접근 방식을 이용한 수술이 아니란 것이지, 수술 범위는 기존의 수술과 비슷하기 때문에 3기 초반에도 충분히 시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진행성 위암에서 개복 수술과 복강경 수술의 결과를 비교하는 대규모 다기관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연구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트렌드는 어느 정도 진행된 위암도 복강경 수술로 해도 된다는 쪽으로 가고 있어요.
 

수술 효과와 환자 만족감이 두드러지는 비만대사 수술

안지영 교수의 또 다른 전문 분야는 비만대사 수술이다. 대힌비만대사외과학회와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 학술위원을 맡고 있다.
 
“비만대사 수술도 결국 위 수술과 관련이 있습니다.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주된 목적인데, 대부분 고도 비만이 있으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관절 질환 등을 겪는 분이 대상입니다. 수술하고 나면 효과는 좋아요. 정상 체중을 초과한 부분의 60%가 빠지니까 활동하는 것도 편해지고 자존감이나 성취감도 높아집니다. 환자분들이 너무 행복해하니까 저도 기분이 좋아요.
 
수술 방법으로는 밴드 수술, 소매절제술과 우회술이 있고 모두 복강경으로 한다.
 
“밴드 수술은 개인병원에서 하는데, 간단하고 쉬운 반면 부작용이 있어요. 밴드가 위를 파고 들어가거나, 정해진 위치에서 흘러내리는 것 등이죠. 요즘은 줄어드는 추세예요. 반면 소매절제술은 늘어나고 있어요. 위를 소매 모양으로 자른다는 의미죠. 위가 튜브나 바나나 모양으로 바뀌니까 용적이 줄어서 많이 못 먹어요.
 
우회술은 위를 둘로 잘라서 통하지 않게 막고 소장을 위의 상부 쪽에다 붙이는 수술이다.
 
“음식의 섭취와 영양 흡수를 제한하는 거죠. 문제는 칸막이를 하듯이 분리했기 때문에 막힌 쪽에는 내시경이 못 들어가는 거예요. 서양은 위암이 드무니까 상관없지만 우리나라는 위암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불안하죠. 막힌 방에 위암이 생겨도 내시경으로 조기에 발견할 수 없잖아요.
 

스스로에게 수술을 받고 싶은 의사,
다양한 수술 방법을 연구하는 의사가 되고 싶어,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물어봤다.
 
“첫째, 내 가족이나 친구가 위암에 걸렸으면 나에게 수술 받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의사, 내가 위암에 걸렸을 때도 그럴 수만 있으면 나에게 수술을 받고 싶다고 말하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둘째, 환자 개개인의 속사정과 어려움까지 배려하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 표준치료 외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다양한 수술 방법이 표준치료로 정착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안지영 교수에게는 그럭저럭 무난하다는 게 통하지 않았다. 적당히 그냥 하던 대로도 성에 차지 않았다. 끊임없이 새로운 수술 방법을 고민하고 모색했다. 모두가 환자의 행복과 삶의 질을 위해서였다. 안지영 교수를 통해 위암 환자들이 더욱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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