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암 진단에서 치료까지, 환자와 늘 함께하는 따뜻한 주치의 /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철훈 교수

여성에게는 생명의 잉태와 출산이라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여성을 가장 아름답게 만드는 난소와 자궁. 하지만 때로는 여성의
소중한 생명까지 앗아간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소리 없이 찾아와 여성들을 괴롭히고 있는 부인암! 부인암은 어떤 암이고 어떻게 치료되는가? 가장 흔하게 찾아오는 자궁경부암, 발견도 치료도 쉽지 않은 난소암, 그리고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자궁내막암까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철훈 교수를 찾아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여성 생식기에 생기는 부인암’은 대부분 수술이 필요

특히 조기 진단과 치료가 어렵고 전이도 빠른
난소암.

“제가 진료하는 부분은 여성 생식기와 관련된 장기에 생기는 종양입니다.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나누고 악성종양은 보통 암이라고 하는데 자궁암과 난소암이 있습니다. 양성종양의 경우는 자궁에 생기는 자궁근종이나 난소에 생기는 많은 종류의 양성 혹을 다룹니다. 환자의 대부분은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수술적 치료를 하고 특히 악성종양의 경우 수술 후 추가적으로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실시합니다.

 

여성의
생식기에 생기는 암을 일반적으로 부인암
이라고 부르는데,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이 있다. 발생률 면에서 보자면 예전에는 자궁경부암이 많았는데 현재는 감소하는 추세이고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은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생소한 만큼 조금 더 병에 대해 물어보기로 했다.

 

“ 자궁내막암은 순한 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충분히 치료할 수 있지만 심하신 분들의 경우는 치료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난소암의 경우가 문제인데 예후가 나빠서 진행된 경우 생존율이 40%정도입니다. 대부분 진단할 당시 이미 80% 정도가 복강 안에 퍼져 있는 상태가
많습니다. 진단하기도 조기발견도 어렵습니다. 난소암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 또한 쉽지 않습니다. 난소암은 발병부터 전이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빠를 뿐만 아니라, 여러 장기에 전이가 되기 때문에

수술과 항암 치료를 거듭해도 곳곳에 숨어있는 암세포가 재발을 일으켜 완치가 쉽지 않은 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난소암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다른 암들은 건강검진 등을 통해 조기발견이 가능하고 초음파나 간단한 조직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특히 자궁경부암의 경우 예방접종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난소암은
증상이 없고 종양이 커져 주위 장기를 압박할 정도가 되어야 환자가 자각을 한다고 한다. 조용히 자라다가
상당히 진행된 후에 발견되기 때문에 치료 또한 쉽지 않다는 난소암!

 

문득 얼마 전 신문기사에서 읽었던 미국 여배우 앤젤리나 졸리의
경우가 떠올랐다.

 

“난소암의 경우 5-10%정도
가족력에 유전자 변형이 있어서 생기는 가족성 암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바로 앤젤리나 졸리 덕에 잘
알려진 BRCA유전자 돌연변이입니다. 이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는 유방암뿐 아니라 난소암의 발병위험도 상당히 큽니다. 보고된 바로는 유방암은 50%이상 난소암은 40%
정도까지 발생할 확률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예방적으로 유방을 절제하고 난소 난관까지도 절제할 수
있는 것입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어려운 난소암,
과연 치료를 할 수는 있는 것일까? 좋아진 경우가 있기는 할까?
최교수는 어떻게 치료를 하는지 궁금해졌다.

진단과 수술 그리고 항암치료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산부인과

난소암은 수술과 항암, 자궁경부암·내막암은 복강경과 로봇수술로 치료.

“난소암이 분명 나쁜 암이고 재발되면 완치가능성이 낮다고는 하지만
항암치료에 반응이 좋아 오래 생존하실 수도 있습니다. 같은 난소암이라고 해도 정도가 틀려요. 수술은 개복을 해서 CT 등 검사 때 안보였던 병변 까지도 찾아서
깨알 같은 것들도 다 제거하려고 합니다. 한곳에 있지 않기 때문에 복강 내 모든곳을 일일히 찾아서 수술
할 수 있는 건 다 떼어냅니다. 때로는 10시간씩 걸려서
수술하기도 합니다.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수술입니다.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떼어낸다니 갑자기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산부인과는 치료에 있어 다른 과들과 비교했을 때 특이한 부분이 있다. 수술은
물론 항암치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진다는 부분이다. 보통은 수술은 외과, 항암치료는 내과에서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지만 산부인과는 모든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즉 내과와 외과 두 개의 성격을 다 가진 과라는 것이다.

 

“실제 부인암의 경우 진단을 거쳐 수술 이후 항암치료까지 산부인과에서 치료합니다. 난소암
같은 경우는 예후가 나쁘니까 재발하면 다시 항암치료를 하게 되는데, 결국 말기까지 가는 경우가 있어
임종까지 지켜보기도 합니다. 때문에 예후가 안 좋을 때는 진료한 의사로서 그만큼 마음이 아픕니다.

 

난소암의 경우는 이렇게
개복수술과 항암요법을 통해 치료하지만 그 외 수술은 대부분 복강경과 로봇수술로 치료한다고 한다.
최 교수는 특히 복강경과 로봇수술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난소암은 퍼져있기 때문에 로봇과 복강경으로 어렵지만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은 대부분

복강경 또는 로봇수술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싱글포트 복강경수술 (단일구멍 복강경수술)에 관심이 있는 환자들이
많은데, 양성종양인 경우 많이 시행하고 있고, 악성종양도
간단한 경우 시행하고 있습니다.  배꼽을 조금 절개해 수술하기 때문에 거의 흉터가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렇다면 로봇과 복강경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개복수술에 비해서 안정성은 어떨까? 또 비용대비 효율성은 어떨까? 다양한 수술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궁금증 역시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최교수는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복강경 수술은 구멍을 3-4
뚫고 수술하는 것인데 개복에 비해 수술의 완벽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습니다. 로봇수술의 경우는 복강경수술보다
4배 이상 확대된 영상을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보다 세밀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진단은 물론 다양한 수술과 항암 치료, 여기에 때로는 임종까지도 함께한다는 최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했다. 사실 최 교수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의사다. 인터뷰를
오기 전 잠깐 자료를 살펴보니 2002년 올해의 전공의상을 시작으로, 젊은 과학자상, 젊은
의학자상, 최우수포스터상 등 다양한 상을 수상했고 매월 꾸준하게 논문을 올리는 학자이자 의사이다. 또한 최근에는 13개월
정도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부인암의 치료법 및 치료반응예측에 대한 연구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경력을 이야기하자 수줍게 웃으며 ‘대부분 다른 분들도 그렇게 한다’고 했지만 분명 그는 요즘 시대 쉽지 않은 길을 선택했고, 누가 뭐라 해도 뚝심 있게 의사로서 자신의 사명을 담당하고 있었다.

 

“마음이 떨렸던 환자가 있습니다. 일본에서 온 교포였는데 자궁에서 시작된 혹이 배 안에까지 번져서 환자가 눕지도 못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수술을 못한다고 했어요. 저를 찾아왔는데 보니까 너무
커서 떼려고 하면 혈관이 다치고 너무 위험할 거 같았습니다. 못한다고 거절 했는데 환자가 죽어도 괜찮다고
꼭 수술을 해달라고 간청했어요. 너무나 위험하고 불안했지만 환자가 힘들어하는 것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수술
장에 들어가서 보니 심각했죠. 장도 많이 자르고, 지혈만
몇 시간에 걸쳐서 하고, 중환자실에도 오랫동안 있었지만 결국 퇴원을 하고 일본으로 돌아갔습니다. 가끔 편지가 오는데 보람을 느낍니다
.

병을 치료하는 의사, 병을 연구하는 학자

주치의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환자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그에게 환자는 단순히 치료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연구의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난소암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어쩌면 그가 하는 모든 연구는 희망이기도 하다.

 

“똑같은 암인데 왜 어떤 환자는 예후가 좋고, 어떤 환자는 재발할까? 왜 어떤 환자는 항암치료에 잘 듣는데, 어떤 환자는 반응이 안 좋을까? 이런 것들을 찾고자 하는 것이 저의 주 관심사입니다. 그래서 진료하는
틈틈이 임상시험 세포실험 쥐 실험 등을 하면서 고민합니다. 그 고민의 결과들을 조금씩 정리해서 논문을
내고 있습니다.

병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병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최교수는 오늘도
환자들과 함께한다. 환자들의 얼굴을 보면서 의사라는 직업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뻔한 질문이었지만 그에게 산부인과 의사가 된 이유를 물었다.

 

“수술이 좋았습니다. 의사로써
좋아하는 수술을 하면서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는데, 수술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 곳이 많지는
않더라고요. 산부인과는 큰 병원이든 대학병원이든 수술할 수 있는 병원도 많고 또 산과도 하고 부인과도
하는 그런 장점이 있었습니다. 외과를 하고 싶은데 내과의 특성도 같이 가지면서 어느 곳에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과, 배운 것을 충분히 쓸 수 있는 곳이 산부인과입니다. 수술도
하고 항암치료까지도 함께 하면서 환자들과 늘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낍니다.

 

환자의 불안과 고통을 잘 이해하는 의사, 최철훈 교수는 주치의처럼 편안하고 따뜻했다. 우울하고 힘든 환자들과
어려운 길을 함께 걸어가는 의사였다. 환자를 위해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 힘내라는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았다. 그와 함께라면 아무리 힘든 암이라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도 그는 수술실에서 연구실에서 그리고 진료실에서 가장 빛나는
의사다.
그가 함께하는 한 우리는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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